요한복음 13:1, 고린도전서 13:13, 시편 119:67, 71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고난의 본질과 대속의 깊이
09 / 09 / 2026
사순절은 단순한 금식이나 금욕의 기간을 넘어 그리스도의 고난에 담긴 영적 신비를 깊이 묵상하는 거룩한 시간입니다. 세상은 고난을 피해야 할 저주나 불행으로 여기지만, 성경이 증언하는 그리스도의 고난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완벽하고 뜨거운 사랑의 표현입니다. 사도 바울이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 고백했듯이, 십자가의 고난은 영원한 생명인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게 한 실제 사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유월절 전에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죽음의 참혹한 잔과 십자가의 수난을 눈앞에 두신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주님의 시선은 자기 자신의 안위가 아닌 제자들을 향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어려움이 닥치면 자기 사정에 갇혀 타인을 돌아볼 여유를 잃어버리지만, 주님은 당신의 생명이 찢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를 향한 핏빛 사랑을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고난에 대한 바른 이해를 회복할 때 비로소 가볍고 천박해진 우리의 신앙이 살아나고, 부활의 참된 영광에 참예하는 능력을 얻게 됩니다.
